안경형태의 변천

13세기 초엽부터 안경을 만들기 시작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안경의 기본적인 형태는 크게 변화된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당시의 안경테는 지금의 안경테처럼 2개의 테와 브릿지가 있고, 나름대로의 다리(temple)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지난 1900년 이후부터 안경테의 형태는 크게 변화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안경테 디자이너가 있지만 어느 누구도 안경테의 기본적 형태를 변화시키지는 못하였다. 아니 바꿀 수가 없었다.

인류의 고고학적 두개골의 형태는 문명의 진보와 발전에 따라 크게 변화된 것이 없다. 사람의 얼굴형태(안면골/두개골)가 진화하지 않는 이상 안경테의 기본 형태는 더 이상 변화될 수 없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은 색을 칠해보기도 하고. 굵게 혹은 가늘게 만들기도 하며 자르거나 조각하기도 한다. 심지어 보석을 박아 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안경테의 기본적 형태는 변화되지 않고 옛 그대로 남아 있다. 안경테의 기본적인 형태 변화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다.

기실 따지고 보면 디자인은 생활의 편리함,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성 개발, 기능성의 단순화 그리고 단수화된 심미적 감각을 추구하면서 진화되어 왔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과연 안경테의 디자인 혁신은 가능한가. 100여년 전의 안경테와 오늘의 안경테를 비교할 때 구조적인 면에서나 형태적인 면에서나 그리고 기능적인 면에서나 크게 변화된 것을 찾아 보기 어렵다. 이것이 오늘날 안경 디자이너에게 주어진 과제이자 고민거리이다.